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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프로야구 감독 수난사
입력시간 : 2019. 05.21. 00:00


지난 16일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2015 시즌부터 KIA를 이끌어 온 김 감독은 2017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구며 ‘동행 야구’의 꽃을 피웠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트 시즌 탈락에 이어 올 시즌 초반 팀 성적이 꼴찌까지 추락하자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했다.

프로스포츠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마찬가지. 비좁은 한국 땅에 단 10명의 프로야구 감독 자리가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승부의 세계에서 감독 목숨은 파리 목숨일 뿐이다. 성적이 좋으면 팬들로 부터 명감독이라고 칭송을, 그 반대면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감독들의 시즌 중도 사퇴는 종종 벌어져 온 일이다. 김 감독처럼 스스로 퇴진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구단이 결정해 통보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국내 프로야구 감독들의 중도 퇴진 수난사를 들여다보자. 허구연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1986년 35살 최연소 나이로 청보 감독이 됐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한 해에 중도퇴진(5월11일)→복귀(6월18일)→중도퇴진(8월6일)을 반복했다. 감독으로 57경기를 뛰는 동안 승률은 0.273(15승40패)에 그쳤다.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도 1997년 삼성 감독 당시 1년에 두차례나 중도 퇴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아 타이거즈는 2001년 이후 감독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도사퇴가 많았다. 김응용 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타이거즈 2대 감독으로 부임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감독을 맡아 통상 9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18년 동안 팀을 이끈 명장이자 장수감독이었다. 그 이후 기아에서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은 단 한명도 없었다.

김 감독의 후임인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 김성한 전 감독과 유남호 감독, 서정환 감독, 조범현 감독, 선동열 감독, 김기태 감독까지 계약 기간을 완주하고 나간 감독은 없다. 사실상 해임이든, 자진 사퇴든 성적의 책임을 지고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은 것이다.

프로야구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계약기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열성팬들로부터 끊임없이 사퇴압박을 받곤 한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감독만의 탓일까?

박석호 경제부장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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