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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픈마인드에서 융합마인드로
입력 : 2019년 05월 22일(수) 00:00


고윤정 호남대 교양학부 교수

‘융합’이라는 단어는 이미 곳곳에서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 없이 하나로 합해지거나 그렇게 만듦, 또는 그런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과 구별 없이 합해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나의 영역이라는 견고한 울타리를 쌓아놓고 방해받길 원하지 않는다. 융합의 시대에 적극 동참하려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타인과 나를 구분 짓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다음으로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과 새로운 것을 녹여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순으로 가야할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정보 활용 능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성, 비판적 사고능력, 공감능력,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을 강조한다. 요컨대 ‘A+B=AB’가 아니라 ‘A+B=C’가 되는 것이 바로 융합이다. 미래 인재는 사고방식이나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융합마인드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해가는 현실에서 인간이 기계로부터 지배받지 않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융합을 구성하는 주요 키워드인 ‘소통’과 ‘창의성’은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현재 변호사, 의사, 기자 중 소위 잘나가는 직업들 중 다수가 가까운 미래에는 완전히 없어질 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스포츠 기사도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잘 쓴다. 얼마 전 뉴스에서 페이스북이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아동들이 올리는 콘텐츠에 대하여 어떠한 댓글도 달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호모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환경에서 기계를 두려워하거나 거기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소통하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본의 어느 호텔에서는 관리인을 모두 로봇으로 바꾸고 체크인부터 안내하기, 청소 등을 모두 로봇이 하도록 하였으나 로봇이 고객의 짐을 나르면서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고객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등 많은 부분을 수행하지 못하자 다시 인간에게 업무를 맡겼다고 한다. 로봇은 어떤 행동을 하기 전 분석과 예측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느리다. 짜여진 틀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인간이 기계를 따라갈 수 없겠지만 규칙을 벗어나거나 갑작스런 상황에 대처하고 세심한 부분을 다루는 영역은 앞으로도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는 기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는 융합 마인드로서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면 된다.

기업에서도 융합마인드를 통해 기업의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덴마크나 네덜란드 등 유럽의 많은 회사들은 2000년대 초부터 이미 기존의 파티션으로 구분된 업무공간이 아니라 카페를 연상하게 하는 편안한 소파나 테이블, 해먹 등이 자유롭게 구비되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스마트 워크센터가 마련되고 있으며, KT나 네이버 등의 IT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워크환경이 조성되고 있을 뿐 대다수 많은 조직들은 여전히 하나의 공간을 분리하여 9~6시의 근무시간을 엄수하고 야근까지 어마어마한 업무량을 감당해야만 하는 작업환경을 고수하고 있다.

하루 빨리 학교나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들은 리더를 중심으로 마인드를 바꾸어 업무공간을 개방적으로 조성하고, 조직 구성원들 간 끊임없는 소통과 정보공유를 독려하여야 한다. 조직구성원들 각자도 각자의 성과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그 조직과 환경에 녹아들어가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융합마인드로 나의 마인드를 바꾸고 조직 분위기와 문화를 바꾸어가며 함께 나아가는 길이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