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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남 공예, 이대로 두어도 좋은가?
입력시간 : 2019. 05.23. 00:00


허북구 지화 작가

전국 각지에서 ‘공예주간(Craft Week)’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예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부터 공예 소비 활성화와 공예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달 17일에 시작된 공예주간은 26일까지 전국 360여 곳에서 진행된다. 공예주간은 공예 문화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박수 받아야 마땅하지만 전남의 공예를 생각하면 상실감만 커진다.

전남의 공예는 소비자와 가장 원거리에 있다. 소비자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공예품의 판매도 어렵고, 소비자의 반응이 공예품에 반영되는 속도도 느려 발전이 늦다. 전통만 있지 지리적으로 불리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경로가 거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공예주간’ 등을 통해 공예문화 활성화를 외치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공예의 균형 발전 의지는 미약하고, 수도권과 대도시권에 치중하고 있다.

대도시권의 공예는 소비자와 근거리에 있어 태생적인 이점이 있다.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지자체의 관심이 높다.

생색내기가 좋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같은 기관의 관심도 많다. 이에 비해 전남 공예는 어느 것 하나 기댈 곳 없어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전남 소재의 전통 공예기업 수는 2019년 1월 기준으로 목, 칠이 126개, 도자가 99개, 섬유가 70개로 비중이 높고, 나머지 품목의 기업은 14개 이하이다. 공예기업 수가 많은 품목은 시군의 특성화와 관련이 있다. 그 외 품목들은 시군에서 조차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공예품은 각 품목별 가치도 높지만 강진산 청자 밥공기세트, 나주산 천연염색 식탁 매트, 담양산 죽제 수저세트를 하나의 편집 상품으로 만들 때 가치가 더욱더 상승하고, 전남 특산품으로 판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런데 전남에는 광역차원에서 이것을 기획하고, 상품화하기 위한 기관이나 단체 및 정책도 없다. 타 지역 및 타 분야에 비해 공예산업 육성에 대한 비전과 의지도 찾기 힘들다.

공예왕국이라 자칭하는 일본 오키나와현 인구는 약 144만 명으로 전남 인구 약 187만 명에 비해 적지만 지역의 공예산업 육성 목적으로 오키나와현공예진흥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문화예술과가 아니라 상공진흥과 소속이며, 전통 공예의 전승 및 지역 공예산업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 결과 공예는 오키나와의 특성화, 일자리 창출 및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해 왔다.

전남의 공예는 전통과 명성이 있기 때문에 오키나와현 정도는 아니더라도 정부와 전남도 차원에서 육성 의지를 가진다면 지역 특성화, 일자리 창출 및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고 있다. 그러한 인프라는 사장되고, 전남 공예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전남 공예인들 또한 이 지역 출신이면서도 공예 귀양지에서 살고 있다. 가족들에게도 죄인이 되어 있다.

지역민들은 공예가 빈약한 전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공예문화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전라남도에서는 전남 공예와 공예인들을 언제까지 이대로 두고 공예 문화 활성화만 외칠 것인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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