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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공영형 사립대학’, 폐기할 공약이 아니다
입력시간 : 2019. 05.27. 00:00


김재형 조선대학교 민주평화연구원장

지난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2주년을 맞아 리얼미터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전수 조사하고 평가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률은 13%에 불과했다. 그 중 교육 분야에서 완료된 공약은 총 5개로서 1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공동으로 ‘문재인 정부 2년 100대 국정과제 평가’를 수행하였는데, 집중 분석한 173개 항목 가운데 이행이 완료됐거나 약속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 항목은 94개(54.3%)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에 속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립대학에 정부가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자율성 보장과 함께 공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교육정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에 올해부터 5곳 정도의 대학을 선정해서 시범사업을 시작하려고 812억 원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지만,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에 이르렀고 그 반발을 의식해 ‘공영형 사립대학 기획연구’ 사업으로 10억원의 예산만을 편성해놓고 있다. 그런데 이조차도 기획재정부 ‘수시배정’ 사업으로 묶어놓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어놓은 상태다. 차마 폐기하지는 못하고 시늉만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공영형 사립대학제도는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사립대학의 비리가 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나 이를 척결해야 한다는 운동이 거세게 일면서 이와 함께 사립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대안으로서 건전한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공영형 사립대학 제도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공영형 사립대학제도는 무엇보다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제도이다. 아시다시피 수도권에 인구와 자본이 밀집되다 보니 교육에서 서울과 비서울 간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진지 오래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인서울 대학교 열풍 현상이다. 이와 함께 지방 사립대는 해가 갈수록 선호도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 때문에 지역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상당수 유출되어 지역 인구가 감소되고 지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런데 만약 지방의 한 도시에 수도권의 인기대학에 상응하는 국공립대학과 공영형 사립대학이 두세 개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사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선 지방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상당 부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지역에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더욱 힘쓰게 될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지역의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 더 나아가 지방분권화를 촉발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대학의 육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기서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한 가지 제안해볼 수 있는 방안으로서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고등교육 예산을 지방정부로 단계적으로 이전시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초·중·고에 해당하는 비고등교육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대부분 이전됐지만 고등교육 지원 예산은 전혀 이전되고 있지 않다. 고등교육 예산의 경우 중앙정부가 85%나 차지하고 있고, 지방정부는 15%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중앙정부의 고등교육 예산을 지방정부로 차츰차츰 단계적으로 이전시켜 각 지방정부로 하여금 각 지방의 특성에 맞게 지방대학을 육성하는 데 힘쓰게 해야 할 것이다. 다가올 지방분권시대에 대비하여 교육 자치를 단계적으로 실현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기 ‘새 정부는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을 것’이라던 국민과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겨야 된다. 남은 임기동안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약의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촛불혁명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100대 국정과제’는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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