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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자체의 교육복지 확대에 찬물 끼얹는 교육감
입력 : 2019년 05월 28일(화) 00:00


구충곤 화순군수

"일부 지자체에서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과 해외 체험학습 예산을 지원하는데, 대표적인 단체장 실적 쌓기로 생각된다."지난 14일 '무등일보'에 실린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의 발언 중 한 대목이다.

화순군은 올해 처음으로 '수학여행과 연계한 해외 역사문화 탐방 지원 사업'(이하 해외탐방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관내 4개 고등학교의 1학년 전체 571명이 대상이다. 학력 수준에 따라 선발한 일부 학생의 해외 연수 지원(선별적 지원) 사업을 보완한 보편적 교육복지 정책이다.

화순군 뿐 아니라 전남 3개 지자체(강진·함평·영광군)도 중학생(2학년이나 3학년생 전체)의 해외 역사문화 탐방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시·도 지자체의 사례도 있다.

이를 두고 대표적인 단체장 실적 쌓기라고 비난하는 것은 교육복지를 확대하려는 지자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사실 왜곡이다. 또한 3대 보편적 교육복지(무상급식·수업료·교복 지원)를 실현하고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려 안간힘을 쓰는 지자체의 의지를 꺾는 것이다. 교육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민주진보교육감'으로 평가받는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의 5대 공약으로 전북교육청이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 '초·중·고생 국내 수학 여행비 전액 지원'이 그것이다. 김승환 교육감의 사업과 화순군의 사업은 국내와 국외라는 점만 다를 뿐 그 취지와 교육복지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 장 교육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단체장 실적 쌓기' 발언은 과거에 보수 세력이 학교급식(무상급식) 지원을 두고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퍼주기라고 몰아세웠던 보수의 프레임과 본질에서 닮았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이런 왜곡과 비난은 지자체와 힘을 모아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 서야 할 '전남 교육의 수장'이 할 일이 아니다. 특히나 '민주진보교육감'을 표방하며 당선한 교육감으로서 해야 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화순군은 2017년 '화순교육 5개년 발전 계획'(이하 교육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학부모·학교가 참여했고, 949명의 설문 조사 결과와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계획이다.

화순 지역의 교육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실력향상, 진로·진학·직업 교육 등 5개 분야의 36개 세부사업이 망라됐다. 해당 분야의 TF협의회와 학생·학부모·학교의 교육복지 확대 등 의견을 반영해 해외탐방 사업도 포함했다.

화순군은 발전계획 등에 따라 어느 지자체보다 적극적으로 교육복지 정책을 확대해 왔다. 2010년 전국 최초로 고등학생 수업료 지원을, 2018년 광주·전남 최초로 중·고등학생의 교복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에 지원 범위를 체육복, 해외탐방 지원까지 확대하고 안전한 급식을 위해 'Non-GMO 식재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밑돌을 놓는 심정으로 차근차근 의무교육을 확대하는 지자체의 의무이고, 장 교육감이 공약한 교육복지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일들이다.

교육청이 하면 '훌륭한 교육복지'정책이 되고, 지자체가 나서면 '단체장 실적 쌓기'가 되는지, 혹시 이것이 장 교육감의 잣대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비난의 기준이 됐다면 편협하고 시대착오적 인식이다. 안전과 교육에 관한 일에 교육청과 지자체가 따로 없을뿐더러 지자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장 교육감은 지자체와 교육청의 활발한 교육협력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동의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정책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태도와 편협한 인식을 전제로 한 '협력'은 공허하다. 되레 지자체와 교육청(교육지원청)의 협력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자체의 교육복지 정책 추진에 불필요한 시비를 걸거나 근거 없이 폄훼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바란다.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 ‘단체장 실적 쌓기'고 비난받을 일이라면 화순군은 '좋은 실적 쌓기'를 앞으로 더욱더 확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