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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사무장 병원·먹튀 치과 뿌리 뽑는다
전국 8개 광역시 의과 참여중
치과는 광주·울산서 시범사업
주사기 재사용 ‘다나의원’ 계기
“자율징계 통한 자정 작용 역할”
입력시간 : 2019. 05.29. 00:00


‘전문가 평가제’는 의료 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이 의료인의 비윤리적 진료행위 등에 대해 상호 모니터링과 평가를 실시하는 제도다. 의료인 자율규제 권한 강화를 통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척결하는 동시에 자율적인 면허관리 제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의료인 단체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자율징계권의 초기 모델이다. 의과는 지난 2016년 1차 시범사업으로 광주, 울산, 경기 등 3개 지역에서 시행한 후 2차 사업은 서울을 비롯해 8개 광역시가 참여하는 등 전국 의사의 3분의 2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치과도 지난 4월부터 광주와 울산에서 6개월 정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2015년 사건이 발단

‘전문가평가제’를 시행하게된 가장 큰 계기는 지난 2015년 ‘다나의원’ 사건부터다. 지난 2015년 C형간염이 집단 발생하자 보건 당국이 역추적했다. 추적 결과 다나의원에서 2008년부터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다나의원을 이용한 2천268명 중 1천55명에게 C형간염 검사를 해 78명이 항체양성자임을 확인했다. 이 중 55명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특히 뇌병변과 언어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원장은 간호조무사 출신인 부인으로 하여금 의료지시를 내리고 보수교육에 대신 참여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모든 의료인은 최초 면허 발급일 이후부터 3년마다 취업상황 등을 신고해야 한다. 면허신고를 위해서는 연 8시간 이상의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신고를 안 하면 면허효력이 정지되지만 취소되지는 않는다.



◆ ‘사무장 병원’ 차단 주력

광주시의사회는 지난 2016년부터, 광주시치과의사회는 지난 4월부터 ‘전문가 평가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평가제는 문제가 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지역의료인단체와 보건소가 함께 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 일차적으로는 의료인단체, ‘전문가평가단’이 해당 의료기관을 실사하고, 추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시 보건소에 고발 조치하는 과정을 거친다. 시범사업 결과 전문가평가단의 경고 과정에서 의료기관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는 자정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보건소로 이첩될 경우 고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은 ‘전문가 평가제’를 통해 숙원사업인 자율징계권을 획득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다나의원 사건 뿐아니라 환자 성추행 사건,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 불리는 비의료인의 진료행위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과의사협회는 ‘먹튀 치과’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각 시·도의사회에서는 ‘전문가평가단’을 설치하고 지역의사회 추천을 받아 지역사정을 잘 아는 분야별 전문가로 꾸려 나간다. 조사 결과 행정처분이 필요하면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자격정지 기간까지 정해 복지부에 처분을 요청하게 된다.

복지부와 의료계는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시범사업 지속 추진 ▲자율 조사 권한 부여 ▲처분 관련 협회 의견 존중 ▲자율규제 제도 개선 등 유기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일부 의사의 직업윤리 위반행위를 의료인 스스로 모니터링해 선량한 의사를 보호하고 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의료계의 자율징계권 가능할까

의료계는 자율징계권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 평가제’가 자율징계권을 위한 전초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전문가평가제가 제대로 진행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협 등은 전문가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면허의 등록부터 관리까지를 변호사법에 의거 협회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의협도 의사 면허·등록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의료계에서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권한을 가지고 있는 복지부는 의료법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사협회는 법무부로부터 회원 개업불가 등 행정조치 권한을 이관 받았으나 의협은 권한 이관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의협의 자체 징계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복지부는 정부의 외부징계와 의협의 내부징계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 평가제’는 의과에서 먼저 시행했다. 시범사업의 시행하면서 ‘잘못을 저지른 의료인을 의료인이 평가한다는 것은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의료계 내부의 이견도 있다. 무면허 의료행위, 비도덕적 진료행위 외, 품위손상 행위, 비도덕적 윤리행위 등이 평가 대상에 포함돼 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계 내부의 상호 신뢰를 저해하고 자칫 정부의 의사 처벌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료들끼리 감시해 상호 고소고발한다면 의사간의 불신을 조장해 의료현장의 피폐화로 제대로 된 진료가 불가능해 질 것”이라며 ‘전문가 평가제’를 ‘5호 담당제’와 비슷하다며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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