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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하) ‘부모 체벌 금지’ 아동 인격 보호 출발선 돼야
입력시간 : 2019. 05.31. 00:00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 금지를 규정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체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연간 3만4천여건에 달하는 아동학대 신고건수 중 가해자 70% 이상이 부모인 것을 감안하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사랑의 매까지 아동 학대로 취급하는 것은 안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실시한 찬반 여론조사(만19세 이상 505명 대상)에서도 찬성 44.3%, 반대 47%로 나타나 이를 반영했다.

체벌 효과에 대한 논쟁은 오래 전 부터 계속됐다. 특히 우리와 같은 유교사회서는 ‘귀한 자식 일수록 회초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법개정으로 ‘사랑의 매’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폈다. 가정에서 “부모는 꿀밤만 때려도 안되는가”라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반면 아동의 인격권 보호주장도 만만찮다.

부모의 체벌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아동을 훈육의 대상이 아닌 인격의 주체로 보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동 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인격체인 아동의 권리를 강화하는 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폭력에 길들여진 아이가 훗날 폭력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만큼 아동을 양육의 대상에서 권리의 주체로 보자는 고민은 늦었지만 옳은 방향 전환이다. 근래들어 가정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부모 체벌 금지 법 마련은 적잖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가정 교육에까지 국가가 개입하려 하는가”라는 반대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도한 해석은 금물이다. 교육적인 꿀밤때리기까지 처벌 운운하는 것은 과장됐다. 현시점에서 “가정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이냐”는 주장 또한 지나치다.

가정 내 체벌 논쟁을 단순히 찬반으로 구분지을 일은 결코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민주시민으로 잘 키울것인가 하는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부모 체벌 금지를 둘러싼 찬반 논란 보다는 아동을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이야기다. 결론없고 소모적인 찬반 논쟁이 아닌 생산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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