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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외과가 위기다
입력시간 : 2019. 05.31. 00:00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 연합외과 원장

필자는 외과 의사다. 외과는 흔히들 일반 외과로 부르기도 하는데 간담도 췌장외과, 위 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유방외과, 내분비외과, 이식혈관외과, 소아외과, 외상외과로 세분화돼 다양한 부위의 수술을 주로 하는 의학의 한 분야이다.

필자는 1986년도에 외과 레지던트를 시작했는데 당시 인기 있는 과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의대생들이 선호하는 과였다. 전남대학교는 5명의 외과 레지던트를 뽑았는데 그때는 6명이 지원해 경쟁을 했었다. 그러나 전국민 의료보험 시행 후 점차 전공의 지원자가 줄기 시작해 이제 외과는 정원 미달사태다.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우리 나라에서 외과 의사가 아예 사라질 지 모른다. 외국에서 외과 의사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

전공의 지원 감소와 함께 걱정할 게 또 있다. 고령화다. 201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 중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전체 8천229명 중에 4천554명이 50세를 넘겼다. 이들이 차례로 은퇴할 날이 멀지 않았다. 반면에 외과 의료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 수술 수요는 더 늘어난다. 외과 수술 의사 1명을 키우는 데 15년이 필요하다. 20년 전부터 대책이 마련됐어야 하는데, 이미 늦은 상황이다.

젊은 의사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시간 걸리는 외과 수술은 강인한 체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응급 수술이 잦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딴 세상 얘기다. 언제 뇌사 장기 기증자가 나타날지 몰라 항상 응급 이식수술에 대비해야 하는 간담췌외과, 이식혈관외과 등 장기 이식 분야는 특히 그렇다. 통상 의대생은 학부 과정 6년을 마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인턴으로서 1년간 다양한 진료과목을 경험한 뒤 전공을 선택하는데, 대다수가 실습 과정에서 힘든 외과 수술 현장을 목격하고 일찌감치 외과 지원을 접는다.

외과의 인기가 낮은 이유 이유 중 또 하나는 의료소송 등 각종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성형외과 등 다른 개원의에 비해 적은 연봉, 퇴직 후에도 쉽지 않은 개원 등 복합적 문제가 있다. 외과를 지원하는 의대생이 감소하고 있는 배경에는 외과 수술비가 턱없이 낮은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있다. 1989년 7월 전국민 의료보험제도를 확대 시행하면서 외과 수술 수가를 원가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대한외과학회가 분석한 2017년 기준 국내 외과 수술 평균 수가는 미국의 18.2%, 일본의 29.6% 수준이었다. 같은 수술을 해도 미국 외과 의사가 100만 원을 받을 때 한국에선 18만2천원 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맹장수술 수가는 60만원 선이다. 쌍꺼풀 수술비용보다 훨씬 싸다. 반면 미국은 3천500만 원,일본에서는 1천만 원 넘게 내야 한다. 외과 수술을 하면 할수록 병원이 손해를 보는 걸 정부도 알고 있을 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외과학회는 최근 전공의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수련기간 단축이다. 그동안 외과 전문의가 되려면 의사면허 취득 후 1년간 수련의(인턴) 생활을 하고, 다시 4년간 전공의 훈련을 받아야 했다. 올해 전공의가 되는 의사부터는 이 기간이 1년 줄어든다. 3년 과정을 마치면 바로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외과학회는 이 조치가 전공의 지원율을 높여 외과 인력난을 푸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인 저수가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문제해결이 힘들다고 본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외과 위기에 대한 얘기가 나온 지 벌써 수십 년이 됐다. 그런데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건 땜질 처방만 반복해서다. 내 주위를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수술 잘하는 외과 의사들이 다 칼을 놓았다. 맹장수술도 안 하고 검진센터 같은 데서 내시경을 본다. 지금 외과는 똥물로 뒤덮여 있다. 그 위를 낙엽으로 보기 좋게 덮는다고 전공의가 오지 않는다. 완전히 뒤집어엎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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