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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러브 유어셀프’
입력시간 : 2019. 06.04. 00:00


“아티스트라는 것이 누군가가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 방탄소년단이 객체가 된다.”

BTS의 기획자 방시혁이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방탄아빠’라 부르지 말아달라며 덧붙인 설명이다.

세계 음악사에, 한국 문화사에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는 BTS 런던 공연 소식에 아이돌을 예술가라 칭했던 그의 인터뷰를 떠올린다.

그는 기획자이자 BTS가 속한 소속사 대표다. 자신 회사에서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수많은 무리 중 대체가능한 한 명으로 보지 않고 예술가로 대하는 기획자. BTS가 미국 빌보트 차트에 이름을 알리는 등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이긴 하지만 소속사 어린 연예인에 대한 ‘아티스트’ ‘객체’라는 표현은 대중가요라는 혼탁한 강물을 도도히 건너가는 나룻배였다.

“내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일곱 명이 함께하며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는 소회는 소속 멤버들에 대한 칭찬을 넘어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되짚게 했다.

그랬다. BTS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성공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네’ 싶었다.

맞다, 훌륭한 선생에 훌륭한 제자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그의 ‘성공’ 혹은 훌륭함은 ‘성공’ 자체가 목표나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일반 훌륭한 분들과 결을 달리한다.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자본의 힘이 극명하게 작용하는 대중가요 시장에서 ‘예술’을 이야기하는 한 기획자, ‘예술가’의 얼굴을 보는 일은 신선함을 넘어서는 일이다. 사족을 더하자면 BTS(防彈소년단)는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당당히 지켜내겠다는 뜻이 담겨있단다.

다른 한편 위로도 받았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콘셉트를 기획하고 부품을 끼워 넣듯 멤버를 구성해 아이돌이라는, 한류라는 ‘상품’을 내놓던 한국대중가요라는 탁류에 숨이 막혔었다. 어쭙잖게도 아이들이 대체품 취급당하는 것 같아 아이돌을 쳐다보기도 싫었더랬다.

그 황량한 가요계에서 그가 ‘함께 성장한’ 작은 예술가들이 또 하나의 전설을 썼다.

한국어 노래로 비틀즈와 퀸의 전설을 이었다.

이들이 지난 주말 세계 뮤지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한류니, 한국어의 우수성이니 하는 억지춘향도 필요 없다. 6만의 아미들, 세계 청소년들이 방탄소년단의 존재를 온 몸으로 보여줬다.

전세계를 홀린 이 작은 예술가들의 움직임이 내 일 인양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시장분석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자본의 힘이 아닌 자신들의 목소리, 이야기로 만들어 내다니.

얼마 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기념한 방탄소년단의 광주 공연을 찾았다. 너희들의 무엇이 세계 청소년들을 그토록 강렬히 휘감는가. BTS를 기다리며 두 시간 여 동안 노래가사를 비롯해 BTS를 서칭했다.

음악이야 당최 무슨 소린지 알아듣기 어렵고 리듬도 따라가지 못하지만, 몇 가지 ‘러브유어셀프’ ‘러브 마이셀프’ ‘작은 것들을 위한 시’. 그렇구나, 그의 노래 제목과 가사들에서 가만히 짐작했다.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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