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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떠넘기기식 교통사고 과실비율 바로 잡힌다
입력시간 : 2019. 06.05. 00:00


박생환 변호사

자동차 운행 중 접촉사고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런 경우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에 연락해 사고처리를 맡기는 것이 관행이다.

경찰서에 신고해도 되지만 조사에 참여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에 큰 사고가 아니면 대부분 보험사에 연락해 처리한다.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하면 보험사에서는 사고현장에 직원을 출동시켜 사고처리를 하게 된다.

이 때 보험사에서는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결정할 뿐 아니라 과실비율까지 산정하게 된다. 정지 상태의 사고가 아닌 이상 대부분 쌍방과실로 처리되어 온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보험사 담당자가 결정한 과실비율이 그대로 사고처리결과에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억울한 사람도 많았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10%에서 많게는 30%까지 할당된 과실비율이 부당하다고 항의해보지만 보험사에서는 막무가내로 버티기 일쑤다. “민사소송을 하라”면서 과실비율을 굽히지 않았다.

통상의 접촉사고는 차량수리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하는 경우 소송비용이 피해금액보다 더 크고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판을 진행해야하는 등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대부분 사고 피해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사가 정한 과실비율을 따르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교통사고에 적용되는 과실비율은 누가 정한 것일까? 국내 자동차보험회사로 구성된 손해보험협회와 금융감독원이 자동차 사고 과실 비율 인정기준을 제정하고 보험사들이 이 기준을 근거로 자동차사고 처리에 이용해 왔다. 그런데 대부분 교통사고 피해자를 쌍방과실로 처리한 탓에 많은 민원을 유발해왔다.

5월 30일부터는 억울한 피해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30일부터 적용되는 ‘피해자가 피하기 불가능한 자동차 사고’ 유형 33가지를 정해 ‘가해자 100% 과실’로 규정하는 새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발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령 교차로에서 직진과 좌회전 동시 신호 차량이 직진하는데, 바로 옆 직진 차로에 있던 차량이 신호를 어기고 좌회전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 이전까지는 신호위반차량에 80% 신호준수차량에 20%의 과실비율을 부여하던 관행을 뒤집고 신호위반차량에 100% 과실로 처리하도록 하였다.

지금까지는 차량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달리고 있는 상태라면 피해자 차량도 과실이 있다고 봐 10~20%의 과실을 부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직진 차로에서 좌회전한 차량이 사고를 유발했기 때문에 100% 책임이 있는 가해자”라고 규정함으로써 기존 쌍방과실을 일방과실로 변경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기존 쌍방과실 33가지 유형을 개정을 통해 일방과실로 변경한 것이다.

그동안 법원의 판례는 “피해자가 사고의 예측가능성이나 회피가능성이 없는 사고라면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비용과 시간문제로 소송을 진행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보험사의 판정결과에 승복해야 했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한 것이다. 교통사고는 누구나 당할 수 있고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100:0 과실 비율은 억울한 사람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최소한 억울한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법개정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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