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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철학’ 미국서 인기…이유는
입력 : 2019년 06월 07일(금) 00:00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홍창성 지음│불광출판사│1만4천800원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에는 특별한 철학 수업이 있다. 그 강의는 다름아닌 ‘불교 철학 강의’다.

기독교 전통이 강하기로 유명한 미국 바이블 벨트 북부의 미네소타주에서, 불교를 접해본 적이 없는 젊은 대학생들에서 불교철학이 인기를 끄는 비결과 이유는 뭘까.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는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홍창성 교수가 불교철학 강의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제기한 날카로운 질문과 그에 대한 첨예한 토론, 논증을 정리한 책이다.

책에서 저자는 불교에 대해 문외한인 미국 현지의 학생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시대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개념과 방법으로 불교철학의 핵심들인 ‘무아’, ‘윤회’, ‘연기’ 등의 기본 교리부터 불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지인 ‘깨달음’, ‘열반’ 등에 대해 논한다.

특히 자신의 전공 분야인 서양철학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불교철학의 정교하고, 지적이며, 논리적인 측면을 더욱 선명하게 전달한다.

불교는 세계의 주요 종교 가운데 하나이지만, 종교성을 초월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현대 인류와 첨단문명의 폐해로 병들어 가고 있는 사회를 구제할 사상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최근에는 명상으로 대표되는 불교 수행의 이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중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주립대에서 불교철학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도 수업 시작 전 행해지는 짧은 명상 시간을 그 어느 순간보다 인상 깊게 생각한다. 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선 불교 수행의 실천적인 면뿐만 아니라 불교철학을 이해하려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렇지만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철학적 개념들은 현대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기에 난해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인지 불교를 공부함에 있어 ‘어렵다’는 불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서양철학의 걸출한 인물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버트런드 러셀 등의 이론(시각)과 붓다의 그것을 비교·분석하는 대목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영국 공리주의 철학의 기본 원리에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자들의 삶을 대입하기도 하고, ‘공’의 번역어인 ‘emptiness’가 어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지, ‘공’을 하나의 실체로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과 함께 바라보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근기’에 알맞은, 어쩌면 ‘방편’이 될 수 있는 개념을 통해 붓다의 철학을 더욱 선명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