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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세번째 재판서도 목격 증언“병원앞 줄선 헌혈 시민에 헬기 사격”
유족회장 “사격했다는 군 자료 있다”
내달 8일 열릴 법정서도 4명 추가로
입력시간 : 2019. 06.11. 00:00


10일 광주지법에서 ‘전두환 회고록’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증거물로 제출할 군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향해 헬기에서 총을 쐈어요. 마른 땅에 빗방울 튀듯 바닥에 총알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어요.”

10일 광주지법 형사 8단독 장동혁 판사의 심리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두환씨에 대한 세번째 공판기일이 열린 가운데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인 6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으로 나선 최모씨는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에서 간호업무 보조를 위한 실습을 하고 있었다. 당시 17세였던 최씨는 실습 첫날 수간호사가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며 “위험하니 병원에서 숙식하라”고 해 일주일동안 머물게 됐다.

병원 소모품 등을 전달하는 업무를 맡은 최 씨는 “응급실에서 굉장히 많은 총상 환자를 봤다”며 “당시 헬기 소리가 들렸고, 헬기는 광주기독병원 응급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광주기독병원에는 헌혈을 하려고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헬기 1대가 헌혈을 하러 기다리는 사람들 후미에 총을 쐈다”며 “날짜 감각이 없어 주중이었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다. 지상에서 난 총소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지 듯 총알이 바닥에 떨어져 튀는 것을 봤다. 당시 아비규환이었고, 총을 맞은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어느 나라든지 아픈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총을 안쏘는데 의사 가운 입고 환자들을 이송하는 차량에도 총을 쐈다. 그래서 헬기에서 총을 쏴도 ‘어떻게 저기에서 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한다고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부상자들의 상태는 허벅지 살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홍모씨와 최모씨, 신모씨, 소모씨도 1980년 5월 21일 오후 옛 전남도청과 광주천 사이에서 헬기 한 대가 사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고3이던 홍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옛 광주은행 본점 근처에서 집 근처이자 친누나가 근무하던 광주기독병원을 향해 걸어가다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옛 파레스 호텔과 황금동 콜박스 사거리 사이에서 ‘두두둑’ 연발 소리와 함께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 3년 뒤 군대에 가 M60 사수를 하면서 그게 총소리였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신씨도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전후 불로동 다리 근처에서, 오후 1∼2시 사이 서석동 동사무소 근처 주택 옥상에서 헬기 한 대가 사직공원과 광주천 방향에서부터 오며 사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소모씨는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진 못하지만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쪽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도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회장은 “광주 동구 동명동 쪽에 있는 집에 가기 위해 이동하던 중 공중에서 총소리를 들었다”며 “뒤를 돌아보니 헬기가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 아래로 피해 있었고, 헬기가 지나간 뒤에 집에 갔다”며 “당시 헬기 1대가 150m 정도 떨어진 곳 상공에서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헬기에서 총을 쏘는 소리가 여러번 있었다”며 “피신하고 3분 정도 있다보니 헬기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다만 헬기를 등지고 있었기에 불빛 등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회장은 법원 진술에 앞서 육군 항공대 상황일지,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보급지원현황 자료, 계엄군의 진술 기록 등을 토대로 1980년 5월 당시 군의 헬기 사격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가해자들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 5월21일 옛 전남도청 뒤편에서 헬기를 목격했고, ‘땅땅’ 소리가 나서 도망갔다. 검시보고서에도 헬기 사격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되는 희생자가 있다”며 검시보고서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감정서 관련 사실 조회, 변호인이 신청한 광주시 보상위원회의 보상 내용 조회를 채택했다. 실제 UH-1H 헬기와 500MD 헬기를 이용해 사격 실험을 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현장 검증 신청에 대해서는 입증 취지는 공감하나 필요성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8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헬기 사격에 대한 4명의 추가 증인 신문으로 진행된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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