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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광주 청년 안녕하십니까
입력 : 2019년 06월 14일(금) 00:00


서충섭 사회부 차장대우

광주 청년 안녕하십니까. 이 말은 광주에 사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말일 수도, 광주시 청년정책과에 보내는 말일 수도, 광주시 청년위원회에 보내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딱히 특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1985년에 태어나 슬슬 청년의 테두리에서도 밀려날 위기에 놓여 있는데 지난 세월이 참 야속할 따름입니다.

겨우 취업하고 난 뒤 세상은 청년기본소득을 중심으로 하는 청년 정책이 꽃망울을 피우고 있습니다. 제 자식 대에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생깁니다.

하지만 광주 청년들에 지원되던 청년드림사업 수당 40만원이 정부 정책과 중복된다며 올해는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대신 청년 수당 몫의 예산으로 일경험드림사업이 확대돼, 청년들의 인턴활동을 늘린다고 하구요. 좋은 일입니다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던 만큼 잘 운영되길 바랍니다. 이런 제도들을 보면 형편이 어려워 침대도 없던 월 12만원짜리 자취방에서 고학하던 친구 생각이 납니다.

다만 최근 경험한 광주 공무원들의 태도는 진정성 있게 청년 정책을 대하는지 의구심이 들게 했습니다. 사정상 언급하기는 어려운 ‘특정 종교’ 논란에 휩싸였던 광주 청년위원회 문제 대처 과정 또한 그렇습니다.

위원장이 특정 종교 신도라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됐고, 이에 위원장은 결코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위원회는 불신에 휩싸였습니다.자칫 특정종교 신도였던 청년위원 15명이 대거 잠적하면서 파국을 맞았던 3기 청년위원회가 재현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한 것은 인터넷과 SNS로 무장된 청년들의 집단 지성이었습니다. 청년 위원들은 위원장의 해명을 직접 하나하나 검증했고, 결국 거짓으로 판명돼 신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광주시도 “청년들이 논란을 직접 규명하고 자정활동을 펼쳤다”고 평가했는데 동감합니다. 그러나 재발 방지가 먼저 아니었을까요. 또 위원장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개최 불과 몇 시간 전 취재를 하던 필자에게 “회의가 언제 열릴지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 광주시의 태도는 청년을 대하는 부모뻘되는 이의 태도든, 시민을 대하는 공직자의 태도로서도 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뒤늦게 “기자님이 (회의장에) 오실까봐서요”라던 해명 역시 아무래도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게 거짓말이라고 생각치 않는다”라던 간부의 말 뜻도 아직 궁금할 따름입니다.심지어 그 전에는 1층에서 열리던 회의가 윤리위원회 개최 당일에는 18층에서 했던데 이것도 저때문에 공연한 수고를 하게 했나 싶습니다.

당초 예정됐던 청년아카데미도 위원장의 사퇴와 동시에 취소됐고 강사에게는 “참석률이 저조해서 다음에 하자”고만 전했다던데요. 이유는 둘째치고 아카데미를 기다렸던 청년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여겨질 수도 있겠네요.

특정 종교 의혹을 받는 또 다른 위원들의 해명을 위해 윤리위원회가 14일 열린다고 하는데, 또 불편해 하실까봐 가지는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의혹을 밖에다 말하지 말고 내부에서 해결하자”는 공무원들의 말을 비단 청년위원뿐만 아니라 광주의 모든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청년위원회에 왜 관심을 갖겠습니까. 청년들이 직접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조례와 정책을 만드는 그 취지가 빛바라지 않길 바라는 절박감을 굳이 드러내야 알까요. 피부에 와닿는 청년 복지와 더이상 취업을 위해 광주를 탈출하는 청년들이 없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차피 저는 혜택 받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좋은 정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