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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집에서 당신이 ‘멘붕’인 이유
입력 : 2019년 06월 28일(금) 00:00


습관의 문법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1만5천원



“왜 연예인은 ‘공황장애’에 많이 걸릴까?”

“왜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 될까?”

“왜 명절은 ‘끔찍한 고문’의 잔치판이 되는가?”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습관’을 주제로 삶과 이치를 꿰뚫은 이론서 ‘습관의 문법’을 내놨다.

지난 2013년 펴낸 ‘세상을 꿰뚫는 이론’ 시리즈의 7번째 저서다.

책에서는 왜 우리가 습관의 노예가 되는지 여부를 다룬다. 감정이나 육체적인 습관이 어떤 현상을 만들어내는지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다. 또 습관이라는 독재자를 잘 활용하면 감정과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도 있다고 본다.

고대 현인들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은 오랫동안 반복한 행위로 결국 인간의 천성이 된 것이다”며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고 말했다.

미국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우리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고 했으며, 더 나아가 “습관은 사회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거대한 바퀴이며 가장 중요한 보수적 힘이다”고 했다.

강 교수는 책에서 늘 입던 유형의 옷을 바꾸는 게 쉽지 않듯,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습관을 구슬리기 위해 우리 인간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습관’은 친숙한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성향에 의해서 형성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은 인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어떤 생각을 깊게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인지적 구두쇠’다. 한번 형성한 고정관념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게 인간의 ‘인지적 구두쇠’ 성향을 시사해주는 좋은 사례다”고 설명한다.

인간의 이같은 ‘인지적 구두쇠’ 성향이 습관을 바꾸지 못하게 하고, 우리를 지배하는 ‘습관의 독재’를 사실상 ‘친숙성의 독재’라 부르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또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으로 ‘감정습관’ ‘습관 마케팅’ ‘면역 이론’ ‘자아 팽창’ 등 40여개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 한 예로 ‘철사를 꼬아 만든 쇠줄’처럼 강한 습관의 힘을 간파한 기업들의 ‘습관 쟁탈 전쟁’을 살핀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Target)은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신용카드와 고객 카드, 다른 기업들과 데이터 장사꾼들에게서 사들인 정보까지 활용해 고객들이 그동안 구매한 상품 목록, 성별, 나이, 결혼 여부, 자녀 수, 직업 등 모든 걸 파악하고 축적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구매 습관을 분석한다.

흥미로운 것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거의 모든 주요 기업이 전문 인력을 두고 소비자 습관 연구를 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자신의 구매 행위를 자신의 주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습관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관심은 우리 인간이 자신의 의지를 과대평가하는 동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오도된 자기애와 자존감이 기업의 ‘습관 마케팅’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습관의 메커니즘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야 하는 이유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