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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어렵나요? 삶의 일부분이에요
입력시간 : 2019. 07.19. 00:00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2

옴베르토 에코 외 지음│윤병언 옮김│아르테│8만원



1492년 유럽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 1517년 신학·철학·해석학의 기초를 흔든 종교개혁의 시작.

1543년 주류 우주관을 뒤집는 코페르니쿠스 혁명, 1500년대를 전후로 일어난 유럽 국가들의 재편….

근대를 열어젖힌 르네상스라는 관문은 흔히 ‘신플라톤주의’로 명명되는 고전의 부활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이자 혁신의 시기였다. 요동하는 사상의 물결 속에서 인간은 ‘신학 없이’ 또렷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근대적 사상으로 무장하게 됐다.

1600년대에는 종교적·문화적·윤리적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사상을 바탕으로 ‘대화의 시기’가 열렸고, 18세기에는 백과사전식 집적 작업과 지식과 앎에 대한 비평적 탐구가 계몽과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일어났다. 살롱 문화와 함께 페미니즘적 통찰, 철학과 과학적 소양으로 여성들의 자유를 옹호한 사상가의 출판 활동도 두드러졌다. 또한 ‘국가’라는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촉발된 정치학은 중세와의 단절을 명백히 드러내며 승승장구했다.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2’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프랜시스 베이컨, 갈릴레오 갈릴레이, 르네 데카르트, 아이작 뉴턴 등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서양 사상의 거인들을 만날 수 있는 르네상스와 근대의 이야기를 한 권에 펼쳐낸다.

특히 저자는 ‘철학’이 더이상 고지식하고 난해한 학문이 아닌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유용한 삶의 한 편임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철학의 역사를 한데 모으고, 철학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학자와 전문가 83명을 참여시켰다.

이들 전문가들은 철학에 대해 단순한 역사를 기술하기보다는 철학자들이 살았던 그 시대와 문화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철학 이야기를 썼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각 시대와 문화 안에서 각 철학자들이 지녔던 위상과 그의 사상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고, 각각의 챕터를 관심사 별로 엮어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면 ‘철학’이 더이상 경건하고 심오한 학문이라는 부담을 갖지 않고 ‘이야기’처럼 즐길 수 있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각 장에 삽입된 ‘책과 호리병’기호로 시작하는 글, ‘망원경’ 기호로 시작하는 글들은 철학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사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로 흥미를 제공한다.

책에서 15세기는 중세와 르네상스라는 두 시대의 힘이 대립하는 동시에 조화를 이룬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도기였다고 본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시대의 철학적 사유가 새로운 세계의 등장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은 동시에 인쇄의 발명으로 인해 사유의 무한한 보급과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또 마르틴 루터는 인문학을 철저하게 불신했을 뿐만 아니라 고전 문화를 칭송하는 풍토에 대해 공공연히 혐오감을 표명했던 인물이다.

수학자들 간의 논쟁을 계기로 폴란드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의 ‘운동’에 대해 언급했던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의 글들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지구의 운동이 우주의 구조에 관한 좀 더 적절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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