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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 들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어?
입력시간 : 2019. 07.22. 00:00


정유하 나산실용예술중학교 교장

“네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은 무엇이냐?”, “누가 무엇을 알아주기를 원하니?” 다 표현하지 못해 늘 억울한 학생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고자 선생님들은 끝없이 노력한다. 우리학교는 ‘행복한 삶의 공동체생활’을 실현하고자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 교육의 3주체가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란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문제를 접근하고, 학급운영과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이르는 일련의 학생생활교육 과정을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의 가치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들은 21시간으로 계획된 연수를, 학생들은 ‘비폭력대화’를 목표로 평화수업을, 학부모는 전남 전역에 걸쳐있는 원거리의 어려움으로 2회기를 계획하여 실시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실시되는 동안 감동은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다우리행복연구소 박인숙소장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첫번째 신뢰형성 서클을 시도하자 경직되어있던 학부모의 마음이 열리면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상호간에 따뜻함이 전해졌다. 두번째 회기는 ‘행복코칭과 회복적 생활교육’이었는데 회복적 생활교육의 정의와 필요성을 설명하고, 한 사례를 가지고 모둠토론을 진행했다. 피해자와 관련기관, 그리고 가해자의 입장에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열띤 토론이 일어났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감정이 학부모들에게 투사되면서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은 회복적 생활교육의 필요성을 깊이 공감했고,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이 교육을 더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향한 회복적 생활교육의 1학기 제목은 ‘평화수업’이다. 학생들은 쉽게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그러한 말을 되돌려 받게 되면 상처를 입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비폭력대화를 목표로 수업을 진행한다. 작은 다짐의 순간이 있은 후 성숙한 대화가 오가지만 습관과 신뢰가 바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어서 작은 저항도 있다. 하지만 씨를 뿌리면 언젠가는 싹이 돋아 날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교사들은 금요일, 학생들이 하교한 후에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을 위한 비폭력대화’라는 교재를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학생들과의 수업시간이나 생활교육에 회복적 정의구현을 위해 신뢰서클을 연습한다. 실습하면서 교사본인이 겪는 문제를 내어놓고 위로를 받거나 학교의 문제를 함께 토의하기도 한다. 진행자와 피해학생, 가해학생역할도 차례대로 해본다.

우리 학교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는 것은 첫째, 세 주체의 지향점을 하나로 세움으로써 교육과 상담에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각자 이상적인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관성있는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가치관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행복한 삶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함이다. 특히 기숙형 대안교육특성화중학교로서 행복한 공동체의 실현은 절박하다. 지금의 사회가 지향하는 가해자를 향한 응보적 정의 패러다임으로는 행복한 삶의 공동체 실현이 어렵다고 보는 것이 회복적 생활교육의 입장이다. 피해자의 피해가 최대한 회복 되도록 도와주어야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아이들의 미래지향적 성장을 위함이다. 이 교육은 ‘제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 중 소통능력과 협업능력을 토대로 한다. 영향을 받은 자와 행위자, 심지어 문제 제기자, 모두가 마음이 후련해질 때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게하고 이를 상호간에 경청하게 한다. 실현가능한 행동계획을 내어놓고 실천하며 사후모임을 가져 참가자의 만족도를 확인한다. 부족하다면 수정하거나 새 행동을 제안하기도 한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완벽한 공감이나 적대적 감정 해소의 순간까지 목적적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며 협력해야 한다.

아직 진행 중이라 회복적 생활교육이 우리 교육공동체에 가져다 줄 영향의 모양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을 공감해주기 위해 피곤한 몸으로 금요일 오후에 강의를 들으며 실습도 마다하지 않는 교사들과 전남도 전역에서 달려와 학부모교육에 진지하게 참여해주신 학부모가 같은 마음을 가져 준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공이다. 우리의 보물인 애들아, 힘들어도 꼭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고, 여기서 너희의 꿈을 키워 더 큰 세계로 향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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