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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액체괴물 슬라임
입력 : 2019년 07월 25일(목) 00:00


‘액체괴물’이라 불리는 슬라임이 인기다.

슬라임은 끈적하고 말캉한 투명한 젤에 ‘파츠’라 불리는 장식품을 넣어 섞어준 뒤 늘였다 뭉치기를 반복하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장난감이다. 손에 쥐면 말랑거리면서 늘어나고, 뽀득뽀득 소리 나는가 하면 푹신푹신해 아이들 사이에서 공부에 지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심신안정제로 알려져 있다.

선풍적인 인기에 유튜브에서 슬라임을 검색하면 만드는 방법부터 ASMR까지 다양한 영상이 쏟아진다. 슬라임으로 구독자 70만명, 누적 시청시간 4억 분을 돌파한 슬라임 전문 유튜버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슬라임을 전문으로 다루는 카페도 생겼다. 이곳에서는 기본 베이스 슬라임을 시작으로 스팽클, 파츠 등 아이들이 직접 재료를 골라 슬라임을 함께 만들고 비교하며 교감할 수 있다. 향과 컬러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추가할 수 있다.

슬라임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만드는 ‘DIY 슬라임’은 인기 중의 인기다. 선풍적인 인기에 슬라임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시 소외되는 경우도 적잖다.

최근 일부 슬라임과 장식품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소비자원 검사결과, 장식품인 ‘파츠’ 13종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최대 766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제품에서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납과 카드뮴도 검출됐다. 또 슬라임 4종과 색소 2종에서도 발달 등에 영향을 주는 붕소와 살균제 성분도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1개 제품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사용이 금지된 CMIT와 MIT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문방구 등에서 판매하던 슬라임에서 유해물질이 나와 76개 제품이 무더기로 리콜되기도 했다. 슬라임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도 슬라임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확대하거나 시중 판매를 차단하는 등 대책은 전무하다. 되레 슬라임에 대한 인기를 등에 업고 제품에 대한 유해성 여부는 뒤로 한 채 아이들을 볼모로 수익창출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액체괴물’ 슬라임이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진짜 ‘괴물’이 되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okkim@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