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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구는 700년 동안 노략질을 하고 있다
입력 : 2019년 07월 29일(월) 00:00


송형택 언론인

왜구(倭 왜나라 왜 寇 도적 구)는 13세기경부터 우리나라 해안지역에 쳐들어와 약탈을 일삼던 일본의 해적들을 가리키는 말로 그 노략질은 7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1592년의 임진왜란은 천여 번에 가까운 왜구노략질의 결정판이다. 경남 의령의 곽재우 장군이 침략 9일 만인 6월 1일 첫 의병을 일으켰고, 전남 곡성의 유팽로 장군이 침략 7일 만인 5월 30일 첫 의병을 일으켰으니, 이 왜란은 의병전쟁이기도 하다. 토요도미 히데요시는 임진년의 실패가 의병에 있음을 규정하고 ‘의병의 씨를 말리라’며 1597년 정유재란을 일으켰다.

수군은 이순신에 의해 명량에서, 육군은 천안에서 북상이 막히자 왜병은 방화·약탈·살육 등 분탕질을 쳤다. 특히 호남지역은 의병의 씨를 말린다는 명목으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왜병의 살육대상이 되었다. 교토의 20만개 코 무덤은 당시의 처참한 증언이고 그 증거이다.

1905년 11월 17일 일제의 특파대사 이토 히로부미는 이완용, 이지용, 박제순, 이근택, 권중현 등 을사오적과 함께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내정을 장악하였으니 바로 을사늑약이다.

1910년 8월에는 사법권과 경찰권을 완전 장악한 일제의 데라우치가 내민 조약서에 이완용이 옥새를 찍었으니, 36년의 암흑 같은 일제강점기가 그것이다. 이 한일병탄 직후 황현, 한규설, 이상설 등 지식인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고 14만 여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하였다.

요즈음 일부 얼빠진 정치인들은 일본의 무역 경제보복을 옹호하며, 구한말 시기와 같다는 말로 현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어찌 보면 지금의 상황이 임진왜란과 비슷한 면도 있다. 일본의 무역, 경제규제 조치에 맞서 발 빠르게 대처하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곽재우, 유팽로 같은 의병장이며 들불처럼 번지는 일본제품 NO, 일본여행 NO를 외치는 국민의병이 있기 때문이다.

또 어찌 보면 구한말 시기와 같다는 말도 수긍이 간다. 무엇보다도 당시의 을사오적처럼 토착왜구라 불리는 친일파 후예들이 설치는 게 당시에 비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를 공격하는 자들이 구한말의 을사오적과 오버랩(overlap)되어 씁쓸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현 시점은 임진왜란이나 한일병탄처럼 일본의 침략이라고도 규정할 수 있다. 현대전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한다. 첨단무기 때문이지만, 경제전쟁이 무력전쟁보다 더 위력적,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이 있다. 무력전쟁을 가뭄이라 한다면, 그 피해가 더 크고 복구도 더 어려운 경제전쟁은 장마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여건이 악화되고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이라며 ‘정부는 외교적 해결 노력과 함께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전자·반도체·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 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 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기술패권이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있어서도 신기술의 혁신 창업이 중요하다’며 ‘부품·소재 분야의 혁신 창업과 기존 부품·소재 기업의 과감한 혁신’ 그리고 ‘이 분야의 강소기업 출현’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우리의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약 15조6천억원)에 이른다면서 ‘수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은 국내 소비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참으로 마음 든든하고 힘이 나는 대책이며 시의적절한 대안이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결단력과 지도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에 호응하는 국민들의 단결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임진왜란과 구한말의 의병정신을 이어받았으면 한다. 속으로만 울분을 토할 것이 아니라 이번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천운의 기회가 될 것이다. 더욱 지금은 왜란이나 구한말의 시대가 아니다.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국력을 갖춘 힘을 가졌다. 물론 여러 사정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나 우린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의병의 후손답게 우리 모두 합심하여 자긍심을 세우고, 세계 속에 우뚝 선 부강한 선진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