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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피서
입력 : 2019년 07월 29일(월) 17:30


7월 말과 8월 초는 여름 피서의 절정기다.



피(避·피할 피)서(暑·더울 서)는 말 그대로, 더운 날씨를 피해 시원하게 지낸다는 뜻이다. 젊은 층에서는 피서가 영어단어인줄 알고 있는데 한자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서를 즐기기 위해 여름에 휴가를 틈타 북새통을 이루는 바다나 계곡, 산과 숲으로 놀러 간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푹푹 찌는 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다산 정약용은 ‘소서팔사’에서 조선시대 선비들의 8가지 피서법을 소개했다.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느타나무 아래서 그네 타기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오는 날 한시 짓기 ▲강변에서 투호놀이 ▲달 밤에 발씻기 등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모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연을 십분 활용해 피서를 즐긴 모양이다.



요즘 현대인들은 빵빵한 에어컨으로 ‘편하게’ 피서를 즐기는 걸 선호한다. 대표적인 피서지인 바다와 계곡을 찾는 사람들도 넘쳐나지만, 괜히 집 떠나서 돈 쓰고 고생 하느니 도심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피하자는 실속파가 늘고 있는 추세다.



동네 도서관이나 서점을 피서지로 정하는 ‘북캉스’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다.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도 날리고 마음의 양식도 쌓을 수 있서서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커피 전문점에서 더위를 피하는 ‘커피서’(커피전문점+피서)를 비롯 ‘백캉스’(백화점), ‘호캉스’(호텔), ‘몰캉스’(쇼핑몰) 등 피서 문화도 다양한다. 그 중에서도 집에서 피서를 즐기는 ‘홈캉스’가 단연 많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펄펄 끊는 가마솥 더위가 생생하다. 그나마 올해는 더 낫다. 현재까지 온열환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지난해처럼 재난 수준의 폭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다. 본격적인 무더위는 시작됐다. 덥다고 짜증만 내지 말고 즐기자. 거창하고 멋진 피서법도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연을 활용한 피서법도 시도해보자.



선풍기, 에어컨에다 팥빙수, 삼계탕, 냉면, 콩국수, 오이냉국, 호박잎쌈 같은 보양식을 곁들이다 보면 어느새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류성훈 사회부 부장 rsh@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