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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화이트리스트
입력 : 2019년 08월 01일(목) 00:00


박근혜 정부는 반정부 단체나 인물을 '블랙리스트'(black list)로 관리하며 불이익을 준 게 드러나 논란이 됐고 이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은 법적 처벌을 받고 있다.

제거 또는 보복할 인물·집단의 명단을 뜻하는 블랙리스트는 1660년 영국 왕위에 오른 찰스 2세가 아버지 찰스 1세를 처형한 재판관 등 58명을 리스트에 올린 게 기원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전에도 용례가 발견된 문헌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엔 '화이트리스트'(white list)가 화제다.

화이트리스트는 배려 또는 지원이 필요한 우호적 대상을 뜻하는 용어다.

이번에 악화하는 한일관계와 관련, 거론되는 '화이트리스트(국가)'는 일본이 자국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될 첨단기술과 전자부품 등을 타국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는 국가를 말한다. '안전보장우호국' 또는 '화이트(백색)국가'라고도 한다.

7월 현재 백색국가로 지정된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모두 27개국이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7월초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부품 3개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목록에서 제외해 수출규제했고 8월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일본 기업들은 1천100개가 넘는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건건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 한달 동안 세계무역기구 등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등 저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도 일본은 훨씬 이전부터 한국에 이 같은 규제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한국 경제나 기술력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경제전쟁 선전포고로 이해된다. 일본이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 먹기를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방법은 하나다. 우리 국민이 마음을 단단히 하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우리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일본과 경제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동안 숱한 경제·통상위기를 극복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박지경 정치부장 jkpark@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