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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강사법은 “강사 내쫓는 법”?
입력 : 2019년 08월 09일(금) 00:00


 2010년 5월 조선대에 재직중인 전도양양한 젊은 강사가 세상을 등졌다. 나이 45살 고 서정민 강사였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딸을 둔 45살 젊디 젊은 나이에 “스트레스성 자살이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는 성균관대서 어문학을 전공하고 조선대대학원에서 영어학을 전공했던 실력있는 강사였다. 조선대에서는 교양필수 영어를 1주일에 10시간씩 강의하고 100만원 남짓 강의료를 받았다. 그가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고발한 대학사회의 민낯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박봉에 부당한 대우, 끊임없는 교수의 갑질까지 대학은 강사들에게 모질게 구는 모순 덩어리였다. 강사 목줄을 쥔 교수의 살인적 논문 대필과 열악한 처우는 끝내 서정민을 극단으로 몰고 갔다. “오직 교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버티면서 무려 54편의 논문을 대신 써야했다. 그러나 그의 꿈은 논문을 대필시킨 교수로부터 해고되면서 좌초하고 만다. 자신의 처지를 서정민은 “노예”라고 표현했다. 촉망받던 젊은 강사는 죽어서야 노예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모진 세상이다.

 죽음이 몰고온 파장은 컸다. 그해 10월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열려 강사제도 개선안이 발표됐다. 8년간 4차례나 시행이 유예되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지난 8월1일 새로운 강사법이 시행됐다. 강사에게 교원자격을 부여하면서 법적으로 1년 이상 임용하고 재임용을 3년까지 보장한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시간 강사를 위한 듯해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학령 인구감소와 대학 재정난이 겹치면서 강사법은 ‘강사 내쫓는 법’이 되고 말았다. 벌써 전국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강사 1만5천여명이 대학에서 쫓겨 났다. 밥줄이 끊긴 것이다. “차라리 강사법 이전으로 되돌려달라”는 강사들의 외침이 처연하다. 갈 곳 없는 그들이 편의점 알바 자리를 전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은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밀어붙이고 대학이 버티는 사이에 시간강사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방대는 더 열악하다. 서정민이 몸담았던 조선대도 비정규노조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정민이 꿈꾸던 시간강사에게 볕들 날이 언제일런지 암담하다. 시간강사에게 제발 꿈을 허하라. 그들을 버리는 사회가 온전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나윤수칼럼니스트 nys804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