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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의 창-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농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입력시간 : 2019. 08.12. 17:36


강혜정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지난 2일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를 화이스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하였다. 화이트리스트 국가, 즉 백색국가는 군사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을 일본기업이 수출할 때 일본정부가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나라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 외에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지정되어 있는데, 2004년 지정된 한국은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로 기록되었다.

일본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수출규제에 나설지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은 술렁이고 기업은 비상이 걸린 분위기이다. 당장 수출규제 대상 품목은 현재 3개에서 1천100여개로 늘어나게 되며, 일본의 수출규제 방법이 구체화된다면 국내 경기 불확실성은 커질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별 총 수입에서 일본의 비중은 10.2%(546억 달러)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대일본 수입에서 중간재와 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4.1%와 25.3%로, 관련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일본 의존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소재부품을 사용하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인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하반기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영향이 반도체 산업을 넘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일본이 한국의 농수산물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농수산업에 경제보복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농수산물 일본 수출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현재 일본의 다각적인 경제보복 행태를 보면 비관세장벽을 통한 농수산물 규제 압박을 동시에 전개할 수도 있다. 일본이 우리 농수산물 안전성을 문제 삼아 검역을 강화하고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하면, 저장성이 약한 농수산물의 경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일본은 한국 농수산물 최대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대일 농산물 수출액은 13억 2천만 달러(약 1조 5천577억원)로 우리나라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19%에 해당된다. 뒤이어 중국 16%, 미국 12% 등의 순이다. 일본 수출 주요 품목은 김, 파프리카, 토마토, 김치, 굴, 광어 등이다. 전남의 경우도 올해 기준 대일 농수산물 비중이 31.4%에 달하며, 전복, 김, 미역, 톳 등 수산물의 수출 비중이 높다. 농수산물의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 이 물량이 고스란히 국내에서 유통될 것이고, 그렇다면 관련 농수산물의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수산물의 국내 가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산 농수산물 수입규제가 현실화되면, 농수산업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다.

일본 경제보복의 장기화에 대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농수산물 대일 수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출국 다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중국 시장 판로개척 노력에 힘입어, 전남산 농수산품 수출 비중을 대폭 늘려 지난해 대비 6% 증가하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 농수산물의 품질 경쟁력을 높여서 수출 난관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이번 위기를 기회삼아 한국산 농수산물의 품질을 더 높이고 안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서 해외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각 지역의 일본 제품 수출입 현황을 신속히 조사 분석하여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문제점과 피해 파악하고, 관련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역량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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