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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근로정신대, 이제 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시민모임, 보호 및 지원법률안 제정 촉구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히지 못한 처지 고려”
2월 법안 발의했으나 상임위 상정도 안돼
입력시간 : 2019. 08.13. 17:13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동원돼 노역에 시달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법을 통해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13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법 제정을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일본에 가면 학교 보내준다고 속여 갔다가 갖은 고초를 겪고, 행여 누가 알까 평생을 쉬쉬하며 살아왔던 이들이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다”며 “이들의 고통은 해방이 됐다고 해서 그치지 않고 아직도 일제가 씌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전시 노동력 착취 행위 주체였던 일본 정부와 해당 기업에 있다”며 “일본 정부는 해방 후에도 진실 규명과 명예회복 노력을 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평생 고통의 굴레에서 살도록 했음에도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대법원 배상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잘못도 크다”며 “많은 국민들이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문제를 아예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우리 정부에 있으며 이 문제를 중요한 여성인권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나 역사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달리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 제도가 거의 없다는 것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일찍이 1993년부터 정부 차원의 인권보호 의지를 밝히고 필요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의 경우 제도적 지원에서도 소외돼 국가적 지원으로부터 외면받는 이중 소외가 계속됐다고 시민모임은 밝혔다.

시민모임은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고백하더라도 어떠한 지원이나 위로도 받을 수 없었다”면서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을 감추고 숨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한국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며 반문했다.

2012년 조례 제정을 통해 광주시와 전남, 서울, 경기, 인천, 전북 6개 광역 지자체가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정부 지원법을 통해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월 김동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생존자 의료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는 국외 강제동원 생존자는 광주 116명(여성 11명), 전남 369명(여성 15명) 등 전국적으로 4천34명(여성 167명)이다.

그러나 이 법은 아직까지 여성가족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시민모임은 “나라가 힘이 없어 당한 아픔을 언제까지 개인에게 떠넘기나”며 “정부와 정치권은 광복된 땅에서도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위해 조속히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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