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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형 도시재생 뉴딜 구도심 미래로 만들자<7>여수 문수동
입력 : 2019년 09월 02일(월) 18:43


오래된 계획 주택단지에 주민 주도로 활력을

지난 1986년 정부가 국제부흥개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와 조성한 주택단지인 여수시 문수동. 여천산단에서 여수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아 서민과 중산층에 인기가 많았다. 신혼부부들도 많이 살던 동네였으나 주택단지가 점점 노후하자 사람들은 떠나고 빈집과 빈 상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진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되는 여수시 문수동. 여수시 제공
1986년 개발한 택지 지구

여천산단-여수항 접근성 좋아

서민과 중산층에 인기 높아



주택 노후화·좁은 도로, 생활 불편

젊은 이들 하나 둘 문수동 떠나

빈집·빈 상가 늘고 활기 잃어



수익 창출·2030세대 유입 가능한

여러 주민 주도 프로그램 운영으로

사람 드나드는 마을 만들 계획



지난 8월 찾은 여수 문수동은 1970~1980년대 볼 수 있는 주택단지의 모습이었다. 빨간 벽돌로 획일적으로 만든 주택들과 담벼락, 그리고 상가 주택. 겉으로보기에는 깨끗해보이지만 이들 주택은 40년이 넘는 노후주택이었다.

차량 보급이 적던 시절 만들어진 주택단지인 탓에 도로는 좁았고, 공용주차장 등이 없는 탓에 도로 양쪽으로 주정차된 차량들로 인해 한 대 정도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다닐 수 밖에 없었다. 마을 안쪽 골목들은 비좁아 화재시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어 안전상의 문제도 눈에 띄었다.

생활이 불편한 오래된 주택단지가 되자 젊은 이들은 문수동을 떠났고 마을은 점점 노후화되고 활기를 잃게 됐다.



◆여수 문수동은 어떤 곳

여수 문수동은 지난 1986년 국제부흥개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와 조성한 주택단지다. 여천산단에서 여수항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특히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서민과 중산층에 인기가 좋은 지역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문수동에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젊은 신혼부부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 만큼 동네는 활기가 넘쳤다. 공단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분주함, 갓난 아이의 울음 소리….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좋아지며 이곳은 주택단지로서의 인기를 잃게 된다. 특히 차가 많지 않던 시절 계획된 문수동의 도로 폭은 4m밖에 되지 않은 데다 주차장마저 설치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좁은 도로에 주차를 하기 시작했고 이는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워지는 등 주민들은 더욱 불편을 느끼게 된다.

주민들은 하나 둘씩 정주여건이 더 나은 새로운 주택단지로 주거지를 옮기기 시작했고, 젊은 이들의 유입은 뚝 끊겼다. 문수동에는 점차 빈집과 빈 상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낙후된 마을에 활력 불어넣기

여수 문수동 주민들은 그동안 낙후된 마을을 개발하기 위해 재개발을 위한 작업을 지난 2003년부터 벌여왔다. 재개발시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1종 주거지였던 문수동을 2종 주거지로 상향시키기도 했다.

그만큼 주민들의 주거지 환경 개선은 간절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재개발 이야기마저도 흐지부지되자 도시재생사업으로 눈길을 돌린다.

주민들은 지난 2017년부터 낙후 지역에 대한 도시재생 사업을 준비했고 한번의 재수 끝에 지난해 8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선정된 만큼 현재 여수 문수동은 지난달 기준,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입찰을 진행 중인 초기 단계이다.

LH 주도로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 분양 203세대와 청년주택 96세대로 이뤄진 공동주택이 조성된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소방도로 확충이 이뤄지며, 좁은 도로를 더욱 좁게 만들었던 주정차 문제를 주차장 조성으로 해결한다. 또 어둡고 좁은 골목길을 정비하는 등 주민이 살기 좋은 동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주민이 자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프로그램 등이 이뤄질 문수 어울림센터와 공동체 거점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이뤄질 활동에 대해서는 집수리단 교육과 활동 지원, 영화 상영·콘서트·시니어 참여문화교육 등 문화여가생활, 공동 육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일영 여수시 문수동 어울림센터장은 “어울림센터 운영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주민들과 소통해 여러가지를 해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지속할 사업을 선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그 중 문화여가 프로그램이나 공동육아 등은 문수동에서 시작했지만 여수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본다”며 “이런 프로그램 등이 주민 주도로 잘 운영된다면 부가 수익도 창출하고 젊은 세대가 유입될 수 있는 활력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과제는

여수시 문수동은 한때 도시재생 사업을 앞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었다. 재개발 사업이 최선인지, 도시재생 사업이 최선인지를 두고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고 나서는 갈등이 ‘그런대로’ 봉합됐지만 앞으로 운영 방안을 두고서 주민 간의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민협의체에서는 임시현장센터 등 주민들이 쉽게 찾아와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시로부터 현장센터에 대한 계획은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라 답답함만 커져가고 있다.

김건두 주민협의체 회장은 “주민들이 모여 이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이 논의돼야하는데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도시재생은 도시계획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사업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향식 의사결정이 필요한만큼 현장센터가 시급하다. 그래야 시와 시민 간의, 주민들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이사 때, 고려해볼 수 있는 주거지 되길”

김일영 여수시 도시재생 지원센터장

“여수 시민이나 타지역민이 이사를 할 때 한 번쯤은 고려해볼 만한, 살 만한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일영 여수시 도시재생 지원센터장은 이번 도시재생뉴딜 사업의 최종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김 센터장은 이를 위해서는 주민 주도 형식의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필요한 요구를 발굴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곳에 사는 주민이야말로 생생히 마을의 문제점과 장점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다”고 설명했다.

주거지역 개선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커뮤니티 거점인 어울림센터에서 주민들이 운영할 프로그램도 주민들이 직접 소통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몸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어울림센터 운영 프로그램도 주민 의견에 따라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모두 운영해보며 문수동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한다”며 “당장의 사업 이후인 4년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한다. 이런 것들을 통해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해서 살아갈 주민들이 좋아하는 환경으로 바뀔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그는 문수동이 최종적으로는 선택 가능한 주거지가 돼야한다고 주장한다. 문수동이 살아볼 법한 마을로 한번쯤은 고려되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집이 낡은 것도 도로가 좁은 것도 문수동에서 살던 주민들에게는 원래 그런 것이기에 불편해도 참으며 살만했다”며 “하지만 인구가 줄고 젊은 층의 유입이 없자 마을의 슈퍼나 세탁소가 문을 닫는 등 생활 기반 서비스가 사라져 불편을 초래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또 주민감소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은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동네가 완전히 변화해 다른 택지지구보다 환경이 월등히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동네는 조금 오래됐지만 살기도 편하고 안전한 동네’라는 인식이 생긴다면 젊은 층에서도 문수동을 거쳐나갈 수 있는 동네로 인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찾아오게 되고 마을은 점점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