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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고령화 사회 해법 실버산업 육성이 답이다 <8> 케어홈 니시오오이 코호엔
입력 : 2019년 09월 04일(수) 16:29


나고, 자란 곳에서 편안한 노후 ‘만끽’
日 첨단 노인 주거복지시설
주민 뜻 모아 ‘폐교 리모델링’
병원·시설 아닌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복지 제공
‘행복한 삶 실현’ 최고의 가치로
케어홈 니시오오이 코호엔 외관.
일본의 고령화 심화와 독거노인 증가는 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주거시설)을 등장시키는데 주효했다. 특히 나홀로 사는 노인들이 주변의 도움 없이도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해지면서 일본의 노인주거시설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더욱이 지난 2000년 개호보험법이 제정되고 노인들이 사회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일본의 노인주거시설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이런 노인주거시설 대부분은 일반 가정집과 같은 주택공간에서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이용자인 노인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간호와 간병, 수발, 보호 등 종합적인 돌봄서비스가 가능해 호응을 얻고 있다.

◆노인과 아이 공존 ‘대가족 분위기’

일본 도쿄 도쿄도 시나가와현에 있는 케어홈 니시오오이 코호엔(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은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한 노인주거시설이다. 3층 건물로 이뤄진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집과 노인 거주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건물에서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생활함으로써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에서 긍정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의 이 같은 특별한 구조는 지역민의 요구로 만들어졌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 개원하기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폐교 활용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어린이집과 주거복지시설이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이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건물 1층은 어린이집과 어르신들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동아리방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정서적 교류가 가능하다. 이 같은 교류는 어린이들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노인들에게는 사회와 단절됐다고 느끼는 고립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도 아이들이 웃음소리와 뛰어 노는 소리가 건물 안을 맴돌아 여는 노인주거시설과는 다른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제로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유대감과 친분을 쌓고 있다.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은 매년 입주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만드는 ‘여름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정서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노인들의 행복한 삶 ‘최우선’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은 입주 노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인테리어만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건물 2~3층은 거주공간으로 방의 평수와 위치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모두 40개의 방이 마련돼 있다. 외관은 학교지만 내부는 다양한 소품들로 세심하게 꾸며져 있어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가정집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식당이나 회의실, 복도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도 인형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통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주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공간은 60세 이상 노인들이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출입구의 턱을 모두 없앰으로써 걸어 다니거나 지팡이를 사용하거나,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돼 있다. 또한 복도 등 이동 구간에는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고 방안 조명은 손쉽게 끄고, 켤 수 있게 감지기로 작동된다. 커튼 역시 리모컨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우리 동네서 편안한 노후를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의 또 다른 이점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공간에서 생활 수 있는 만큼 주거지를 옮기더라도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원 이후 정원 48명을 채우지 못한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현재도 50개 팀의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곳에서는 입주 노인들 개개인의 생활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최고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노인들의 건강상태에 맞는 식사 제공은 물론 제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 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등 최첨단 시스템을 활용해 개호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니시오오이 헬스타운에서는 ‘수면 스캐너’를 통해 어르신들의 생활 리듬을 체크하고 있다. 수면 스캐너는 말 그대로 노인들마다 침대에 머무는 시간을 데이터화해 건강한 생체리듬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간호사 출신 직원이 24시간 상주하면서 수시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으며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의료진이 방문한다.

21명의 직원들 중 대다수가 사회복지나 개호복지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전문 인력인 만큼 수준 높은 개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노인들의 부담금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인기 비결 중 하나이다.

이 곳의 한 달 이용액은 15~16만 엔(한화 171~182만여 원)으로 일본의 공적연금이 20만 엔(228만여 원)인 점을 감안하면 노인들이 연금만으로도 질 높은 개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김현주기자

“개인 아닌 사회가 노후 보장해야”

타나카 토모에 시설장

케어홈 니시오오이 코호엔의 초창기 설립 멤버이자 현재 시설장인 타나카 토모에(tanaka tomoe·71)씨는 일본 고령화가 적응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로 노인주거복지시설이 꼽았다.

그는 “일본도 옛날에 여자가, 며느리가 늙은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문화가 있었다”며 “가정에서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가정이 아닌 사회가 노인복지를 준비해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법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며 “노인주거시설 역시 이같은 사회적 흐름 속에서 등장하게 됐으며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복지 시스템 중에 하나다”고 진단했다.

타나카 시설장은 “일본 주거복지시설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이 태어나고 자랐던 동네와 자신들이 살았던 집과 같은 분위기 속의 주거공간에서 계속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며 “특히 니시오이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만큼 입주를 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입주 노인들의 개인적인 생활을 최대한 배려하되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일을 하도록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김현주기자 5151khj@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