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에 누구든 안전한 사람은 없다

입력 2020.06.23. 10:13 수정 2020.06.23. 19:35 댓글 0개
김선남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

보이스피싱이 진화하고 있다. 기술과 심리 전술로 무장한 새로운 수법의 보이스 피싱은 젊은 사람이 알고도 당할 정도다. A씨는 어느 날 "물품을 전액 할부로 구입하면 신용보증서가 발급되는데, 이를 통해 5.9%로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를 보고 전화를 하자 "신용카드로 휴대폰 또는 노트북을 할부 구입해 매장에 두면 구매취소 후 대출을 해 주겠다"고 했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물건을 가지러 온 사람에게 물건을 모두 넘겨주었으나 끝내 돈은 받지 못했다.

B씨는 모 은행 대리점 과장으로 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신용을 조회해보니 마이너스 통장 발급이 가능하다"라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대출이 안되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준다는 말을 듣고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았다. B씨는 자신 명의로 개설된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가 적혀있는 체크카드를 송부해 주었으나, 대출사기 피해금을 입금 받을 계좌로 사용되는 쓰디쓴 낭패를 맛봐야 했다.

이처럼 진화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돈이 궁한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 든다. 사기범은 대출 희망자들에게 금융기관을 사칭한 후 대출상담을 해주는 척하면서 "대출가능 여부를 확인 한다며 신분증을 전송해 달라"고 요구하는 수법을 쓴다. 말이 안먹히면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주겠다"거나 "신용도를 높여 대출해주겠다"고 선심성 발언으로 유혹한다.

이때부터 거짓말에 속으면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채권설정비 등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게 한 후 그 즉시 이미 확보하고 있던 체크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방식의 전화사기로 돌변하는 것이다. 때로는 휴대전화를 개통해서 단말기를 넘겨주면 돈을 주겠다고 속여 단말기만 수령하고 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기를 완성하기도 한다.

속는 사람들은 "혹시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하면서도 속았다"고 한다. 해당은행에 전화해 "전화한 김부장이나 정과장이 맞느냐"고 확인도 해보지만 해당은행이 맞다고 하면 속을 수밖에 없다. 진화하는 수법중 하나로 최근에는 기술로 승부를 거는 경우도 있다. 스팸문자나 택배배달 문자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휴대폰에 설치돼 사용자의 전화번호가 범죄조직에 전송되고 특정은행이나 검찰청 이름으로 전화를 오게 하는 수법을 쓴다. 이때 보이스피싱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검찰청에 전화를 하면 자신의 핸드폰에 설치된 악성코드로 인해 사기범이 전화를 받아 검찰 수사관 행세를 하면 영축 없이 속게 된다.

보이스피싱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무작위로 행해지는 속성상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 등 해외에 체류하는 조직과 연계돼 있어 우리 사법기관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갈수록 단속도 어려워지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피하려면 정부 기관을 사칭해 자금 이체를 요구하거나 전화, 문자 대출 권유는 일단 무시하는게 상책이다. 검찰, 경찰· 금감원 등 정부 어느 부처도 자금 이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용한 저금리 대출 금리 갈아타기 같은 권유는 100% 보이스 피싱으로 보면 된다. 만약 속았다면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기관에 피해금 배상절차를 밟아야 한다.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피해 배상을 받으려면 따로 민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민사 소송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절차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신속하게 피해를 보상받기는 쉽지 않다. 우리 법은 피해자의 불편과 시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간단한 신청 절차만으로 손해 배상 명령까지 받아낼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도 보이스 피싱의 전 과정에 걸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대책과는 별도로 국민 개개인도 누구나 보이스 피싱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화하는 보이스 피싱에 누구도 예외가 될수 없다는 것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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