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자율주행차 법제도 마련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입력 2020.11.03. 10:46 수정 2020.11.03. 20:02 댓글 0개
오광표 법조칼럼 법률사무소 미래/변호사
오광표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가 2018년 처음으로 로봇택시 운행자격을 취득한 이래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가 전세계적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자동차가 2024년까지 사람의 개입없는 자율주행기술 수준의 자동차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 대비를 위한 법제를 개편중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념은 이미 우리 법제에 들어와 있으며, 보다 세밀한 정의 규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기술적 발전에 따라 6단계로 구분된다. 2020년 이후 출시된 차는 레벨3자율주행시스템을 장착한 경우가 많다. 레벨3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자율주행시스템에 의해 자동차가 주행하나, 돌발상황 등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개입을 요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레벨3 자율주행자동차의 '자율주행모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의하면 운행자가 교통사고의 피해자에 대해 1차적 책임을 진다. 이 책임은 자동차의 결함 유무를 따지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의 구조상 결함·기능 장애가 원인이 돼 운행자가 책임을 진 경우에는 제조사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자의 보호 차원이나 현행 법제도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볼 때, 1차적 책임을 자율주행차 제조사보다 운행자가 지도록 하는 것이 간편하기는 하다. 그러나 운행자가 자동차제조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도 어렵지만 결함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개인이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법적으로 구상이 가능한 경우라도 소송을 하기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스러 울 수밖에 없다. 운행자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의 상당 부분이 책임보험에 의해 보상 되는 경우 제조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액은 책임보험액을 초과하는 액으로 한정된다. 때문에 그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가 남는다.

최근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조사를 전담하는 자율주행차 사고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때 사고조사위원회는 자율주행정보 기록 장치 등을 확보해 조사를 시작하고 그 결함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는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정보의 편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운행 기록장치 의무화와 사고조사위원회는 필수라 할 것이다.

끝으로 운전자가 구상권 행사를 쉽게 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자동차보험사 단체와 제조사단체 사이에 협정에 의해 강제력이 있는 조정기구를 창립하고, 이 기구를 통한 강제력있는 조정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불필요한 소송비용을 절감해 보험가입자이면서 소비자인 운전자들을 구제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될수 있는한 절차를 간소화 함으로써 집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발전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

레벨 3 자율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더라도 당분간은 인간이 운전하는 자동차와 레벨 3자율자동차가 함께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 해도 자율주행자동차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닌 코앞에 닥친 문제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신속하게 민사책임법제와 보험법제를 개선해야할 처지다. 제도 개선을 미루다가는 엄청난 사회적 혼란 비용을 치를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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