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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참사' 경찰, 굴삭기 기사 등 2명 영장

입력 2021.06.15. 18:39 댓글 7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불법 하도급·붕괴 경위 수사 속도전
조합 개입 의혹까지 수사 확대…'조폭 출신' 고문은 해외 도피
광주시·동구청 압수수색, 관리·감독 및 감리자 책임 입증 주력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06.0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신대희 변재훈 김혜인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물 붕괴 참사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경찰이 사고 경위 규명과 함께 관련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날림 철거' 공정의 근본 배경으로 꼽히는 불법 하도급 관련 핵심 피의자 2명에 대해 영장을 신청하고, 해외 도피한 조직폭력배 출신 조합 고문 등을 추가 입건했다.

각급 자치단체와 재개발조합 사무실 등 3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벌여 행정기관 관리·감독 부실, 조합 연루 의혹 등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광주=뉴시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정비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사고와 관련, 붕괴 건축물이 무너져 도로로 쏟아지기 직전 철거 모습. 철거물 뒤편에 쌓아올린 건축잔재물 위에 굴삭기를 올려 일시 철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1.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굴삭기 기사 등 첫 영장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재개발 구역 내 건물을 부실 철거하고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17명을 사상케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한솔 현장소장, 굴삭기 기사 등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철거 공정 전반에 대한 안전 관리 소홀로 지난 9일 오후 동구 학동 재개발 정비 4구역에서 5층 건물을 철거하던 중 발생한 붕괴 사고로 시내버스 탑승자 17명을 사상케 한 혐의다.

굴삭기 기사는 ㈜한솔로부터 불법 하도급 계약을 맺고 철거 공정을 도맡은 백솔기업 대표다.

불법 하도급 구조를 거치면서 철거 공사비는 3.3m²당 28만 원→10만 원→4만 원까지 크게 줄었고, 백솔은 허가 받은 계획서 상 작업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특히 5층부터 아래로 해체해야 하는 작업 절차를 어긴 채 1~2층을 먼저 허물었고, 굴삭기 팔이 짧아 5층 천장에 닿지 않자 무리하게 건물 안까지 진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굴삭기 기사는 '굴착기 팔이 5층 천장까지 닿지 않았다. 건물 진입 순간 굴삭기를 떠받치고 있던 흙더미와 함께 앞으로 쏠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밖에도 학동 재개발 4구역 시행사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 3명과 ㈜한솔 1명, 철거 현장 감리자 1명 등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아 입건됐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공사 중 붕괴된 건물이 지나가던 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인근 상인이 촬영한 철거공사 전 건물 모습. (사진=독자제공). 2021.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건물 진입 순간 쿵…와르르' 붕괴 경위 규명 집중

경찰은 여러 붕괴 요인을 두루 검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한 참사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굴삭기 기사는 '굴착기 팔이 5층 천장까지 닿지 않았다. 건물 진입 순간 흙더미와 함께 굴삭기가 앞으로 쏠리면서 붕괴가 발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조가 약해진 철거물과 흙더미를 결박, 지탱케하는 쇠줄(이른바 '와이어')도 참사 당일엔 없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경찰은 전날 작업 도중 끊어진 쇠줄을 보강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붕괴 당일 먼지 발생량을 줄이고자 2배 가량 많은 살수가 이뤄져 물을 머금은 흙더미가 약해진 상태에서 굴삭기 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직·수평하중을 고려치 않은 흙더미 활용 하향식 압쇄 공법 ▲작업 절차 무시(후면·저층부터 압쇄) ▲건물 지지용 쇠줄 미설치 ▲과도한 살수 ▲흙더미 유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붕괴로 이어졌을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전문기관 감정과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등을 충분히 고려해 붕괴 경위를 최종 결론내린다는 방침이다.

[광주=뉴시스] 사상자 17명을 낸 재개발 철거 중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과 관련, 조직폭력배 출신 인사가 철거 업체 선정 개입 의혹이 무성하다. 사진은 재개발조합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폭력배 출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문흥식씨(빨간 원 안)가 지난 2018년 10월31일 조합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2021.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합 개입 의혹으로 확대…조폭 출신 고문은 해외 도피

경찰은 이날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조합 사무실에서도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 조합 임원진 선출 관련 자료·철거 공정 관련 기록물·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조합은 참사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철거 공정 등 불법 하도급 계약 전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시정비컨설팅 업체 '미래파워'와 수 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어, 철거 업체 선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미래파워와 연관이 깊은 조직폭력배 출신 문흥식씨는 조합 고문으로서, 현 조합장 선출 과정에서 이의제기하는 조합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조합장과 문씨는 학동3구역 등 재개발 사업에 함께 일하며 이권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5·18구속부상자회장이었던 문씨는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체인 미래로개발 대표를 지냈다. 조합 관련 비위 정황을 확인한 경찰 내사가 시작되자 문씨는 지난 13일 미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조합 등 재개발 학동 4구역 내 불법 행위 전반에 대한 내사를 거쳐 이날 문씨를 형사 입건,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출국 사실을 알았다.

경찰은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협조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이번 참사 관련 입건자는 문씨를 비롯해 총 14명으로 늘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경찰청 수사관들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청 사무실에서 학동 재개발4구역 철거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2021.06.15.hyein0342@newsis.com

◇행정당국·감리 '책임론' 수사 가속도

행정당국·감리자의 감독 책임 관련 수사에도 불이 붙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광주시청 도시경관과, 광주 동구청 민원실·건축과에서 붕괴 참사 관련 허가· 감리자 지정 등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현장 감리자는 참사 당일조차 철거 공정을 확인하지 않았고, 감리 일지 작성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 철거 계획서와 감리자를 본 적 없고 시행·시공사가 지시한 대로 작업했다'는 굴삭기 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감리 의무 소홀을 규명키로 했다.

경찰은 철거 감리자 모집 공고를 맡는 광주시로부터 감리자 115명 관리 현황과 감리 지정 관련 조례 자료를 넘겨 받았다.

동구에 대해선 건물 해체 계획과 감독 실태, 조합과의 유착 여부, 행정 절차상 위법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붕괴 참사 2개월 전 구역 내 또 다른 건물에 대한 사고 위험성 등을 알리는 민원을 묵살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광주경찰청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뒤 압수 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1.06.15.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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