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장을 메운 사람들, 모여 역사가 되다

입력 2021.10.19. 14:16 수정 2021.10.19. 17:44 댓글 0개
김향득 사진전 '광장'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 31일까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부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까지 담은 작품
민주 행동 현장 시민 중심으로 전달
전일빌딩245 3층 시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향득 사진전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 모습.

"80년 5월 27일 도청 앞에서 붙잡혔어요. 당시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많이 잡히고 죽었죠. 내가 도청 앞 광장을 계속 해서 카메라에 담는 이유는 죽어간 영혼들을 위한 거예요."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을 매일 같이 카메라에 담아오고 있는 사진작가 김향득이 8번째 개인전 '광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전일빌딩245에서 열고 있다.

그에게 도청 앞 광장은 애틋함이다. 80년 5월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그였기에. 어린 눈에 담았던 시민들의 처절한 몸부림, 잔혹한 죽음 등은 부채로 남았다. 몇개월 간의 모진 고초를 겪고도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도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매일 일과를 마감하면 카메라를 들고 도청 앞 광장에 발걸음을 하고 만다. 광장은 그에게 일상이다.

2016년 1월 19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펼쳐진 횃불시위 모습. 제공 김향득 사진작가

전시가 열리는 곳은 전일빌딩이다. 광장과 마주하고 우뚝 선, 광장의 역사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선 건물이다. 광장의 모든 순간에 함께 있었던 김향득 작가의 광장 기록 전시가 더없이 어울리는 곳이다.

이번 사진전은 그가 일상에서 만난 광장 속 사람들을 담아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백남기 농민 책임자 처벌 시위 등이 일어난 시민 역사의 공간이자 충장축제, 크고 작은 공연 등이 열리는 젊음의 공간으로서의 광장과 그 안의 사람들이다.

광장이란 공간은 사람이 오고 가고 모여야만 광장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는 그저 넓은 빈 터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광장 안 시민들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예술적이기 보다는 기록적으로 접근했다. 당시 시민들의 간절한 눈빛이, 그리고 손짓이 뜨거운 함성으로 와닿는다. 광장의 긴 역사와 현장의 분위기를 명쾌하게 이해하고 기억하게 한다.

2016년 11월 6일 백남기 농민 장례식 모습. 제공 김향득 사진작가

작가는 "5·18민주광장은 80년엔 신군부에 무참하게 무너졌지만 그후 많은 민주화 집회장소로 사용됐다"며 "때론 님을 위한 행진곡조차 부르지 못하게 했고 금남로 충장로로 쫓겨가기도 했지만 그래도 광장은 거기에 있었다. 여기 작품에 담긴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만난 아름다운 시민들이다. 그들에게 경의를 드린다"고 말한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전일빌딩245 3층 시민갤러리서.

한편 김향득 작가는 지난 2013년부터 거의 매년 동안 전시를 여는 등 8회의 개인전을 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진 작가다.

2016년 12월 31일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 제공 김향득 사진작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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